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상기상 현상이 빈발하면서 기상재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가뭄과 홍수, 폭염과 한파라는 극단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이상기상의 발생빈도와 규모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기상재해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이제 전 세계의 고민거리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해마다 집중호우, 가뭄, 폭설, 폭염, 황사 등 예기치 못한 기상현상이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기상재해의 대부분이 여름철 태풍과 호우로 인해 일어난다고 합니다. 연 강수량의 70% 이상이 6~9월 사이에 집중돼 내리기 때문이죠.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날씨의 영향을 받으면서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를 기상변화에 두려움을 가지게 됐습니다. 산업 분야 역시 이러한 기상재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날씨 변화에 의한 매출 변동이 심한 산업으로는 ▷건설 ▷유통 ▷제조 ▷에너지 등이 꼽힙니다. 계절에 따라 제품의 매출 변화가 심한 빙과 및 음료업, 난방 관련 산업, 레저업, 의류업 등은 더욱 더 날씨위험에 많이 노출됩니다.
지난 2002년 서울의 1월 중순 평균 최고기온이 13.5℃까지 올라가는 이변이 벌어졌을 때, 예상치 못한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겨울철 일 평균 7만 t씩 공급되던 가스가 이상 난동기간에는 일 4~5만 t으로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자연스레 전국의 도시가스회사 매출도 30% 이상 줄어들게 됐습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상기후는 곧 기회다 !”
지난 2004년 겨울, 부산에서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만발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었는데요. 때 아닌 봄꽃들의 출현 뉴스에 신기해하던 사람들과는 달리 이상고온으로 울상을 짓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난방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들. 겨울철 한몫을 노릴 심산에 철야 작업까지 감수하면서 생산라인을 가동시켰던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 골프장들은 이런 날씨가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따뜻한 겨울 날씨 덕분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예약률 100%를 자랑하면서 겨울 특수를 누리게 된 것. 동일한 이상기후가 가져온 두 가지 결과입니다.
실제로 기상이변은 그 발생 시기와 유형에 따라 산업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학의 스탠리 챙넌 교수는 지난 1997~1998년 발생한 엘니뇨로 인해 겨울에도 건설 경기가 활발해지는 등 미국 경제에 약 190억 달러 상당의 플러스 효과를 가져다줬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2004년 3월 중부지방에 내렸던 춘설(春雪)로 많은 사람들이 제설과 복구 작업에 힘을 쏟았는데요. 이에 반해 100년만의 폭설로 때 아닌 특수를 누리며 엄청난 수익을 올린 곳도 있었습니다. 바로 수도권과 강원도에 위치한 ‘스키장’이었죠. 영업 마감에 들어갔던 한 스키장은 갑작스런 폭설로 폐장기간을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인공눈을 뿌리기 위해 하루 평균 500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던 걱정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평소보다 시즌이 일주일 정도 연장되면서 이곳에서는 무려 30억원의 부가수입을 챙겼다고 합니다.
재해로 덕을 본 경우는 또 있습니다. 지난 2003년 9월 초대형 태풍 ‘매미’는 막대한 재산 손실과 도로 유실, 공장 가동 중단 등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줬습니다. 하지만 태풍으로 인한 피해복구 공사와 관련해 건설업체들과 건자재 생산 공장, 생필품 생산업체들은 호황을 누렸습니다. 태풍으로 인해 오히려 덕(?)을 본 셈이죠.
이렇듯 기상이변이 가져온 결과가 모든 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같은 날씨, 같은 기후라 할지라도 산업 곳곳에서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도 됩니다.
날씨는 상대적입니다. 고로 날씨가 기업의 새로운 기회요인이 될지 위험요인이 될지는 우리의 지혜와 선택에 달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본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